[페이트/비비오] 이제는 좁힐 수 없는 거리 │ 거리 시리즈

"───응?"
"아무리 하야테의 부탁이라고 해도 그건!"



서늘한 날씨만큼이나 차갑게 쏘아보는 시선에 자칫 죄인이라도 된 양 고개를 떨구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아 무례하긴 하지만 방문을 열고 들어선다. 그로인해 이야기의 허리가 끊기고 앉아 있던 세사람의 눈동자가 고스란히 나에게 와서 꽂힌다.



"비비오, 무슨─"
"저도 같은 뜻이라는 걸, 말씀드려야 할 것 같아서요."



언제나 내 의견의 중요성을 인식시켜주던 마마들이었기때문에 이렇게 내가 나서므로써 이 일이 일단락 될 것이라 생각했다. 역시나 내 말에 맞은편에 앉아있던 자신들의 오랜친우를 조금 난감하다는 듯 바라보고 있었지만 그런 표정 조차, 그러니까 마마들의 앞에 앉아 난처하다는 듯 오른쪽 볼을 긁적이며 짓고 있는 애매한 미소가 나의 불안정한 심리상태에 지핀 듯 했다.



그냥 그렇게 풀 죽어 앉아있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았다. 그저 언제나 즐겁다는 얼굴로 장난스럽지만 진심으로 대해주는 그녀이기에 저런 얼빠지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일지도 모르겠다.



"그래서, 떠나겠다는 거니..?"
"네, 그 쪽이 저도 마음이 편하고요."
"무슨..."
"솔직히 신혼인데 방해하고 싶지도ㅡ"
"한번도!"



애처롭게 바라보는 붉은 눈동자를 계속 응시할 수 없어 시선을 회피하며 멋대로 나오는 단어의 나열에 잠자코 앉아있던 연보랏빛 눈동자가 일렁인다.



"비비오를 방해물, 이라고 생각한 적...없어."



자신의 피해의식적인 사고와 잘못된 언어선택으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겼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, 왜 인지 내 입은 지금까지보다 더 차가운 비수를 그녀들의 가슴에 내지르고 있었다.



"이제는 그만 에이스들의 그늘을 벗어나고 싶어서요. 주위의 사람들에게 부담스러울 정도로 관심과 기대를 받는 건, 지긋지긋 하거든요."



아마 마마들만이 아니라 하야테씨도 꽤나 놀란 듯 평소보다 커진 눈동자가 나를 비춰온다. 곧 평소의 크기로 돌아와 나를 바라보고 있었지만.



그러니까 저렇게 눈치 빠른 것도 싫다고.



"비비오가 그렇, 게 생각하는지 몰랐네...부담줬다면 미안해."



이쪽은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는데 말이다. 지난 십수년 넘게 같이 지냈으면서 정말 내가 그정도에 이렇게 행동할거라고 생각한건지, 어찌보면 조금 섭섭하기도 하다.
아마 내가 느끼는 이 기분을 지금 저 두분이 느끼고 있겠지. ㅡ라고 생각하니 몹쓸 짓을 한 것 같아 입술을 달싹이다 꾹 다문다. 차라리 지금은 그렇게 아는게 나을지도 모르니까.



"하야테"
"으응?"



내게만 쏠려있던 시선이 낮게 울리는 목소리에 흩어진다.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한 채 잠시 주위를 배회하던 색이다른 눈동자가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던 붉은 눈동자에 안착한다.



"잘, 부탁해. 비비오를..."










그냥 방치하고 있던 글들을 마무리 짓고자!
달려봤습니다.

덧글

  • YES 2013/08/26 08:46 #

    보기 괴로워서 떠나는 듯...후편은 없습니까
  • 스킵 2013/08/26 10:51 #

    그렇죠, 보기 괴로워서 떠나는 거죠. 그런거죠.

    후편..........딱히 계획하고 쓰는 편이 아니라서요.
    조만간 올려보죠!